2026년 봄, 보아오 아시아 포럼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인공지능(AI)이 단순한 '말동무' 수준을 넘어 우리 대신 업무를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돕는 '에이전트(Agent)'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장야친 청화대 교수는 올해를 '지능형 에이전트 AI의 원년'이라 선포하며, AI가 정보의 영역을 넘어 물리적, 생물학적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제 우리는 AI와 대화하는 단계를 지나, AI가 우리를 위해 직접 행동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능형 에이전트 '롱샤'가 쏘아 올린 인공지능의 일상화
올해 AI 업계를 뒤흔든 가장 큰 사건은 오픈클로(OpenClaw)의 '롱샤(Longsha)'와 같은 지능형 에이전트의 폭발적인 보급이다. 롱샤는 기존의 생성형 AI와 달리 사용자의 권한을 위임받아 직접 이메일을 쓰고, 일정을 예약하며, 복잡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수행한다. 이러한 변화는 AI가 단순한 도구에서 능동적인 조력자로 변모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아,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롱샤와 같은 에이전트를 일상에 빠르게 통합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위샤오후이 중국정보통신연구원 원장은 우리가 AI 에이전트에게 권한을 개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통제 불능의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롱샤가 전국적으로 보급된 후 뒤늦게 보안 위험이 발표되는 등, 기술의 가치 이면에 숨겨진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경고 시스템이 절실한 시점이다.
혁신의 주도권 변화와 거대 플랫폼의 책임
AI 기술의 발전 패러다임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이나 연구소가 과학적 원리를 발견하면 기업이 이를 상용화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보유한 거대 플랫폼 기업이 혁신의 전면에 서 있다. 2014년 이전에는 최첨단 모델의 60%가 대학에서 나왔지만, 현재는 90% 이상이 거대 기업의 손에서 탄생한다. 기업이 혁신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AI의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 또한 막중해졌다.
영국의 샘 도스 고문은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기 시작할 때 발생할 사고 위험과 사이버 공격, 그리고 노동력 대체와 같은 사회적 리스크를 경고한다. 특히 인공지능이 생성한 콘텐츠가 인터넷의 65%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오염된 데이터가 다시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모델 오염' 문제는 해결이 시급한 과제다. 장야친 교수는 지능형 에이전트에게 추적 가능한 실체를 부여하고, AI가 스스로를 무한 복제하거나 생성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의 집중과 사회적 공정성이라는 새로운 숙제
AI 기술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부의 극심한 쏠림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고난도의 지능형 에이전트 기술을 보유한 혁신가와 플랫폼 기업에 부가 집중되면서, 몇 달 만에 수조 원대 자산가가 탄생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우샤오치우 인민대 교수는 이러한 흐름을 억지로 막기보다는 혁신가를 격려하되, 정부의 2차 분배와 이전 지출 기능을 강화해 사회적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강취안 교수는 AI가 '선(善)'하기 위한 세 가지 기준으로 합리성, 합용성, 합의성을 제시한다. AI를 통해 경제가 성장하고 소비자 편익이 증대되었는지는 합리성과 합용성의 측면에서 증명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부가 공정하게 배분되고 있는지, 그리고 AI가 창조하는 새로운 사회 구조가 진정으로 인류가 원하는 방향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우리는 이제 AI가 내놓는 결과물뿐만 아니라, 그 결과물이 우리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판별할 수 있는 공공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지능형 에이전트와 공존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
우리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인공지능+'의 시대로 들어섰다. 모든 산업에 AI가 녹아들고 지능형 에이전트가 우리의 비서가 되는 세상은 편리하지만, 그만큼의 경외심과 안전 의식도 동반되어야 한다. AI 공급업체는 보안 가중 책임을 다해야 하며, 정책 입안자와 과학자들은 협력하여 AI 오염과 오용을 막기 위한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
기술은 결국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지능형 에이전트가 우리를 대신해 일을 처리해주는 시간만큼,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고민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AI가 주는 편리함에 매몰되지 않고 기술의 위험을 직시하며 대안을 모색할 때, 비로소 인공지능은 인류의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2026년은 그 공존의 법칙을 정립하는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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