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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이란 제3대 최고지도자 무즈타바 하메네이 선출과 중동 정세의 급변

이란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란 전문가회의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압도적인 찬성표로 무즈타바 하메네이를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제3대 최고지도자로 추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고(故)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서거 이후 공석이 된 국가 수장 자리를 아들이 이어받은 것으로, 이란 권력 구조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현재 중동 지역이 전례 없는 군사적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 만큼, 이번 최고지도자 선출이 향후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베일 속에 가려졌던 무즈타바 하메네이는 누구인가

 

올해 56세인 무즈타바 하메네이는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그는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으로 태어나 수십 년간 부친의 곁에서 막후 실권자로 활동해 왔지만, 정부의 공식 직책을 맡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란 당국조차 그의 사진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을 정도로 그는 저자세 행보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부친의 복심으로서 국가의 중대 행정 사무에 깊이 관여해 왔으며, 이란 내 주요 권력층 및 군부 지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실질적인 '그림자 권력'이었다고 분석한다.

 

그는 1969년 마슈하드에서 태어나 혁명 이후 테헤란으로 이주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입대해 이란-이라크 전쟁 말기에 복무한 군 경력도 가지고 있다. 이후 시아파 성지인 콤에서 종교학을 공부하며 종교적 권위를 쌓았고, 이는 그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특히 그는 생전의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이나 헤즈볼라의 나스랄라 등 '저항의 축' 리더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제3대 최고지도자 무즈타바 하메네이 선출과 중동 정세의 급변

전쟁의 포화 속에서 강행된 긴급 선출 절차

 

이번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은 그야말로 전시 상황 방불케 하는 긴박함 속에서 이루어졌다. 지난 3일, 테헤란 남부 콤에 위치한 전문가회의 사무소 건물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완전히 폐허가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공습으로 인해 사무처 직원과 보안 요원 여러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벌어졌다. 이러한 직접적인 위협과 전쟁 상태 속에서도 전문가회의는 헌법 제108조에 따라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국가의 공백을 막기 위해 무즈타바를 차기 리더로 확정했다.

 

이란 헌법상 최고지도자는 군 통수권자로서 모든 국가 중대사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 전문가회의는 8년마다 선출되는 종교 법학자들로 구성된 기구로, 최고지도자를 선출하고 감독하며 필요한 경우 해임할 수 있는 최상위 권력 기관이다. 적들의 물리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빠르게 선출한 것은 체제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강한 거부감과 군사적 위협

 

무즈타바 하메네이의 선출 소식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즉각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성명을 통해 자신이 승인하지 않은 이란의 새 지도체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하메네이의 아들이 권력을 승계하는 방식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만약 새 지도자가 부친의 강경 정책을 고수할 경우 미국은 5년 내에 다시 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트럼프는 과거 2019년 재임 시절에도 무즈타바가 공직 없이 보안군과 협력하며 부친의 목표를 추진한다는 이유로 그를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이스라엘의 반응은 더욱 직접적이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카츠는 무즈타바가 선출되기 직전, 그의 이름이 무엇이든 어디에 있든 관계없이 제거 대상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위협했다. 하지만 이란 내부에서는 이러한 외부의 압력이 오히려 무즈타바에 대한 지지 여론을 결집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선출은 철저히 내부 파병과 국내 사정에 따른 결정이지, 미국의 의사가 반영될 영역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향후 이란의 대내외 정책 변화 전망

 

무즈타바 체제의 이란이 어떤 길을 걸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전문가들은 그가 부친의 정책을 계승하여 대외적으로는 강경한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무즈타바 선출 직후 "국가와 혁명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전적으로 복종하고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한 점은 군부와의 강력한 밀월 관계를 시사한다.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 세력들이 이번 선출을 "적들에게 가해진 무거운 타격"이라며 환영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실용적인 조정을 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그가 오랫동안 막후에서 행정 실무를 지켜봐 온 만큼, 경제 제재로 고통받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술적인 변화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부모와 아내를 미국의 공습으로 잃은 개인적인 비극까지 겹쳐 있어, 단기적으로는 서방에 대한 적대감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제3대 최고지도자 무즈타바 하메네이 선출과 중동 정세의 급변

 

 

 

 

중동의 운명을 결정할 시나리오와 투자 시장의 긴장

 

무즈타바 하메네이의 등장은 단순히 한 국가의 지도자 교체를 넘어 중동 전체의 세력 균형을 뒤흔드는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 협력하여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종료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새로운 차원의 압박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란 역시 핵 개발 가속화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 위험이 상존한다.

 

글로벌 금융 시장과 에너지 시장은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란의 새 지도자가 안정적으로 권력을 장악하느냐, 아니면 외부의 제거 위협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국제 유가와 공급망 지도가 다시 한번 요동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란 내부의 권력 승계 이후 이어질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군사적 행보와 미국의 추가 제재 수위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위태로운 순간에 지휘봉을 잡은 무즈타바의 선택이 향후 10년의 중동 지형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