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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제3차 세계대전 현실화? 서구 사회를 덮친 '글로벌 전쟁'의 공포와 딜레마

 

전 세계적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면서 서구 주요국 시민들 사이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폴리티코(POLITICO)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한 서방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가나다) 응답자 대다수가 세계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상당수가 향후 5년 내에 새로운 세계 대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은 안보를 위한 국방비 증액에 따르는 세금 인상이나 복지 축소 등의 구체적인 희생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각국 지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3차 세계대전 현실화?


서구 5개국이 바라보는 전례 없는 안보 위기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중의 심리적 불안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의 응답자들은 5년 이내에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높다고 답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2031년까지 세계 대전이 발발할 것이라고 믿는 비율이 1년 전 30%에서 올해 43%로 급증했다. 미국 역시 같은 기간 38%에서 46%로 수치가 상승하며 전쟁에 대한 경계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조사 대상국 중 유독 독일만이 향후 5년 내 세계 대전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인 안보 불안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불과 1년 사이의 일로, 연합 체제의 불안정성과 곳곳에서 터지는 국지전이 대중에게 '전쟁이 곧 닥칠 수 있는 현실'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정부의 군사 행보와 커지는 핵전쟁 우려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의 배경에는 강대국들의 거친 군사 행보가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아프리카 등지에서 전격적인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26년 초 발생한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작전과 이란의 지하 핵시설 타격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로 인해 미국 응답자들은 자신들의 국가가 5년 내에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핵무기 사용에 대한 공포다.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응답자 3명 중 1명은 향후 5년 내 전쟁에서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이는 냉전 종식 이후 대중이 느끼는 핵 위협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방비 증액 찬성하지만 '내 지갑' 열기는 싫다

 

세계 대전의 공포가 커지면서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많은 이들이 찬성한다. 영국과 캐나다에서 이러한 여론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어떻게 돈을 마련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국방비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 부채를 늘리거나, 공공 서비스를 줄이거나, 세금을 올리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자 지지율은 수직으로 하락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지난해에는 구체적인 대가가 따르더라도 국방비 증액을 지지한다는 여론이 각각 40%, 37%였으나 올해는 28%, 24%로 급감했다.

 

특히 독일인들에게 국방비 지출은 해외 원조를 제외하고 가장 인기 없는 예산 항목 중 하나로 꼽혔다. 국민들은 안전을 원하지만, 그 안전을 위해 자신의 복지나 가처분 소득을 희생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셈이다.

 

 

 

 

 


유럽의 자립 의지와 여전히 높은 대미 불신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응답자들은 러시아를 유럽 평화의 최대 위협으로 꼽으면서도, 두 번째 위협으로는 중국이 아닌 미국을 선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외교 정책이 유럽 연합(EU) 국가들에게 안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EU 통합군 창설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독일인의 22%, 프랑스인의 17%만이 중앙 통제 아래 있는 유럽 상비군 창설에 찬성했다.

 

대신 모병제 대신 의무 복무제를 재도입하자는 아이디어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절반 가까운 지지를 얻으며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도자들이 마주한 거대한 안보 딜레마

 

결론적으로 서구권 지도자들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세계 대전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해 안보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그 비용을 충당할 정치적 동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공 재정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긴축 재정은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코앞에 닥친 것처럼 느끼면서도 군사적 대비를 위한 희생을 거부하는 대중의 모순적인 심리는 결국 각국 정부의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Conflict(갈등)가 일상이 된 시대에 리더들이 대중을 어떻게 설득하고 안보와 경제의 균형을 맞출지가 다가올 2026년 하반기의 가장 큰 정치적 과제가 될 전망이다.